2010년 02월 09일
안토니오 그람시, <감옥에서 보낸 편지> Note(16)
16
1927년 10월 3일
밀라노
친애하는 타니아,
9월 21일과 23일자 엽서 두 장이 도착했습니다. 당신이 내가 여기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. 정말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즉시 말할게요. 당신을 안심시켜주기 위해서라도 말이죠.
최근에 출간된 도데와 모라의 <'악시옹 프랑세즈'와 바티칸>이 읽고싶은데, 이건 밀라노에서 구할 수 있을 겁니다. 1925년 혹은 1926년에 모데나에서 출간된 줄리오 베르토니와 마테오 줄리오 바르톨리의 <언어학 소편람>역시 살펴보고 싶습니다. 핀크의 저작은 스페를링 서점에 미리 주문했었는데, 제목을 명시하지 않아서인지 서점에서는 내가 찾던 책 대신 중국어, 라플란드어, 터키어, 그루지야어, 사모아어, 잠베지가강 유역 흑인들의 방언등에 관한 책을 보냈더군요. 이러한 것들을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무척 재미있을 것으로 보이지만, 난 그런 힘든 공부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흥미가 가지는 않더군요. 내가 찾는 핀크 책의 정호가한 제목은 <세계의 언어군들>로서 라이프치히의 토이프너사가 내놓고 있는 '자연과 정신 세계로부터'총서 가운데 하나입니다. 이 책의 목적은 전 세계 각종 언어들에 대한 개별적인 연구를 진행시키는 것이 아니라, 그 언어들을 일정하게 분류해내는데 있습니다. 하지만 지금 갖고있는 핀크의 책은 앞서 말한 언어들(과 아랍어와 근대 그리스어)의 대략적인 문법을 열거해놓고, 그 언어들을 익힐 수 있는 도서목록을 적어놓았지요. 잠베지강 유역 흑인들 사회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짤막한 이야기도 이 책에 있는데, 그 제목이 '생물들-뱀들과 함께 지내는 어떤 생물들-사람들-소녀들에 관하여'입니다. 제목은 복잡하지만, 이 이야기를 읽어보면 장황스러운 유럽인들에 비해 흑인들은 얼마나 간결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는지 감탄하게 됩니다.
아무튼 앞서 말한 그 책을 구하고 싶습니다. 제가 갖고 있는 책은, 그녀를 그저 짜증나게 할 지도 모르겠지만, 라플란드어, 사모아어, 아프리카어들을 공부해 보라는 권유와 함께 줄리아에게 보내려 합니다. 그 언어들에 대한 공부는 그녀의 지리학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. 그녀가 지금 하고 있는 지리학 공부 역시 내가 설득했고, 설득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지만 말입니다. 내 생각이 어떤 것 같아요?
책들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애 쓰지는 않기를 바랍니다. 스페를링 서점에 가서 내 이름을 대고 그 책들을 보내주십시오. 가능하다면 지난 2월, 혹은 3월에 나온 <<새로운 유럽>>가운데 바티칸과 프랑스를 다룬 호도 보내주었으면 합니다. <<문학세계>> 몇 권도 어디선가 구할 수 있을 텐데, 찾으면 보내주세요. 아마 로마에 있는 모데르니시마 서점에서 팔고 있을 겁니다.
포옹을 보냅니다.
안토니오
# by | 2010/02/09 16:59 | Post it | 트랙백 | 덧글(0)







